<Travel / 변준성 기자의 제주 멋과맛> 인욕의 한라산 가는 길 ... 관음사 그리고 사찰음식문화체험관 ‘아미헌’

변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8 17: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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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산사(山寺)의 공양간, 그 문을 열다’
절로 가는 길은 인욕(忍辱)의 길로, 한라산을 향해 가는 길이다.

[BOBOS=변준성 기자] 절로 가는 길은 인욕(忍辱)의 길로, 한라산을 향해 가는 길이다. 이 길은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풍광과 더불어 한라산을 오고가던 선인들의 자취를 만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참음과 배려의 삶을 새기면서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관음사 일주문에서 천왕문 가는 길

제주시 한라산 동북쪽 기슭 산천단(山川檀)에서 약 3Km 고갯길을 걸어 관음사를 찾았다. 관음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의 본사로 제주도내 약 40여개의 종단내 사찰을 관장하는 제주불교의 큰절이다. 제주도에 불교가 최초로 전래된 시기는 한반도에 귀속되기 전인 탐라국 시대인데 이를 통해 남방불교가 전래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관음사는 불교전래 초기에 창건되어 발전했을 것으로 추측하는데, 그 근거로 제주의 여러 가지 신화, 전설에 관음사를 괴남절(제주 방언으로 관음사), 개남절, 동괴남절, 은증절이라고 민간에 유포되어 전해오고 있다고 한다. 구전에는 관음사가 고려 문종(1046-1083)때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조선 숙종 1702년 악불정책으로 제주의 사찰들이 완전히 폐사되었고 이로부터 200년간 제주에는 불교와 사찰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관음사 일주문

해가 한참이나 지난 1908년 10월, 비구니 해월스님이 현재의 위치에 옛 관음사를 복원하면서 제주불교가 다시 재건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관음사는 제주의 중심이고 한라산의 심장으로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기도 수행 도량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제주도의 중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관음사의 대웅전(大雄殿)과 미륵대불(彌勒大佛)을 살펴보고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이 늦가을의 말미에 조용한 사찰의 정취를 잠시나마 느껴보았다. 마침 바람도 불지 않고 햇살이 따사롭기만 한데 관음사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은행나무의 은행잎 위를 걸으며 추억한다.

관음사 은행나무의 은행잎 위를 걸으며 늦가을을 추억한다.

관음사 주차장 한쪽 ‘아미헌’이라는 사찰음식문화체험관이 시야에 들어온다. 마침 점심때가 되었으니 이곳에서 절밥을 먹게 되었는데,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MSG에 익숙해진 내 식성은 20여년전에도 그 실험을 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절 음식이라는 것이 절재와 도가 일맥 하는지 내게 쉬운 맛은 절대 아니었다.

정말 도를 닦듯 다스려야 한다. 그저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고 먹어주면 된다. ‘아미헌’ 주중인 수, 목요일은 수제비 한상으로 나머지 주말은 솥밥정식 한상차림이라는 사찰음식 체험은 이날이 금요일이어서 솥밥정식이 나왔다.

▲  관음사 사찰음식문화체험관 아미헌

솥밥과 함께 나온 반찬을 살펴보니, 버섯시래기국에 취장아찌, 새송이버섯, 콩나물, 김치 그리고 이례적으로 감자전이 나오는데 말 그대로 단출했다. 불교에서 동물성 식품, 즉 육식을 금하는 이유는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열반경’에서 “육식은 자비의 종자를 끊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가르침은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내 몸과 같이 여기는 불교적 자비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사찰음식문화체험관 아미헌의 솥밥정식 한상차림

이와 함께 무조건이라 할 수 있는 선정수행을 방해하는 것으로 ‘맛’에 대한 작은 집착이라도 일어나 수행에 방해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찰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집착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들이 서로 의지해서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수행정신이 담겨 있다고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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