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e column> 최희석 기자 : 점포 임대료도 소상공인연합회가 나서서 조율해야

편집국 기자 / 기사승인 : 2020-12-07 20: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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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뉴스=편집국 기자] 대한민국은 소상공인의 나라입니다. 건물 1층은 거의 전부 상점이 차지하고 있고, 전 인구의 7분의 1 수준인 700만 명이 소상공인입니다. 대기업 직장인도, 금융권 종사자도 은퇴 후에는 소상공인이 되는 것을 강제당합니다. 사실상 전 국민이 언제든 소상공인이 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그렇기에 소상공인의 삶을 개선하는 문제는 언제나 가장 중요한 국가 정책의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단 중소벤처기업부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심지어는 지방자치단체를 관장하는 행정안전부에 이르기까지 거대부처들은 모두가 조금씩 소상공인정책에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들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치킨집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올 6월 KB금융그룹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폐업한 치킨집이 새로 생긴 치킨집 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프랜차이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게 당 영엉이익도 2015년을 고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히 치킨집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줄고 있긴 하지만 치킨집은 은퇴한 직장인의 무덤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전체 자영업자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자료는 점점 더 팍팍해져만 가는 우리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 중 사업 존속기간이 3년이 채 안되는 사람들의 비중은 2016년 53.3%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58.4%로 높아졌다고 합니다. 2016년만 해도 절반 가까운 자영업자가 창업 후 3년은 버텼지만 지금은 그 비중이 40% 남짓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왜 아직도 우리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소상공인의 삶을 어렵게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사업을 하는 사람이 어렵다는 것은 결국 매출이 잘 나오지 않거나 비용이 크거나 둘 중 하나로 해석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중에서도 비용의 문제에 집중해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먼저 인건비를 보겠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나온 경제뉴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에 대한 것입니다. 실제로 문재인정부 들어 최저임금은 32.7%나 올랐습니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6년에 인상률이 결정된 2017년 최저임금이 6470원이었고, 내년도 최저임금이 8590원이니 3년 만에 이렇게 오른 겁니다. 게다가 대부분 영세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여건상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특히 소상공인에게 직격탄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다음은 카드 및 배달앱 업체에 지불하는 각종 수수료입니다. 최근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을 인수했습니다.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지만 수수료 인상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깊은 우려에는 누구나 공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달앱 업계가 사실상 완전한 독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점포 임대료를 보겠습니다. 임대료는 지역별로 편차가 너무 심해서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는 같은 건물에서도 위치나 층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경우 전체 매출액의 8.2%가 임대료로 지불된다고 합니다. 이는 영업이익의 비중으로 집계된 17.5%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자 이렇게 놓고 보면 무엇이 문제로 여겨지십니까? 비용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제품의 원가 혹은 재료비 일 것입니다. 그 뒤를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이어서 차지할 겁니다. 수수료의 비중은 솔직히 말해 크지 않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원가와 인건비가 문제일까요? 원가는 전반적인 물가수준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어느 한 품목을 정해서 조절할 수도 없고 시장경제의 거시적인 조정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원가를 낮추는 것은 실로 어렵고 복잡하기 짝이 없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시장에 맡기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인건비가 문제일까요?


저는 인건비가 높다는 것을 문제로 지적하고 싶지 않습니다. 인건비가 오르는 것은 우리나라가 그만큼 사람의 노력을 들이는 데 더 많은 것을 지불할 수 있는 선진국이 되고 있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시애틀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5달러나 된다고 합니다. 인건비가 높은 것은 선진국의 증표와도 같은 것입니다. 사람의 노동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비용이 아닙니다. 거시적으로는 언젠가 소비활동으로 돌아올 소득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은 소비성향이 크기도 합니다. 같은 돈을 벌어도 소비로 지출되는 돈의 비중은 더 크다는 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개선의 여지가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임대료입니다. 그리고 임대료는 그것을 국가나 단체의 인위적 활동으로 낮추려고 할 때 가장 부작용이 적은 것이기도 합니다. 철저한 자유시장경제를 주창하던 밀턴 프리드먼 조차도 “모든 세금이 나쁘지만 그 중에 가장 덜 나쁜 세금은 바로 토지세”라고 한 바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당장 토지세를 올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점포 임대료가 결국은 토지와 건물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의 협상의 결과라면, 임대료에 대한 인위적 조정은 그나마 부작용이 적고 덜 비인간적이라는 말을 하려는 것입니다. 인건비를 놓고 다투는 것은 ‘을 대 을’의 싸움이 될 뿐이어서 사회적으로 생산적인 논의가 되지도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정부는 중소기업중앙회로 하여금 개별 중소기업을 대신해 납품대금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개선책을 발표했습니다. 대기업인 원청과 중소기업인 하청업체가 납품대금을 놓고 협상을 벌일 때 대안이 별로 없는 중소기업측의 협상력이 확연히 처지기 일쑤인 상황을 개선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회가 나서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협상을 하는 상황은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 같은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을 중앙에서 조율하고 일본이나 북유럽 선진국들이 임금상승률을 전국단위 노동조합과 경영자단체가 조율하듯이 임대료도 이와 같은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입지별로 여건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임금처럼 전국 단위로 협상을 하긴 여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전국에 지역 단위 조직을 갖고 있는 소상공인연합회는 임대료와 관련해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지역 상권 단위에서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조율되지 않은 채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옛 모습을 잃어버리는 유명 상권들을 많이 봤습니다. 삼청동이 그렇고 홍대앞이 그렇고 경리단길도 마찬가집니다. 이들 대부분은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임대료가 급격하게 오른 경우입니다. 해당 상권에 임대료를 조율하는 기구나 기제가 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진 않았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개개인이 건물주와 개별적으로 임대료 협상을 하는 것 보다 지역 단위 조직 차원에서 임대료 관련 가이드를 제시하고 협상에도 직접 나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직화된 힘으로 임대료 협상을 할 수 있어야 임대료의 폭등을 막을 수 있고, 소위 건물 리모델링 후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유치하는 식으로 기존 상인들을 몰아내는 악습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참 변화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요한 경제적 모순은 언제나 그렇듯 땅의 소유가 편중된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아봐도 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갈 때도 일부 진골 귀족들의 거대한 토지 겸병이 경제사회적 모순을 낳았습니다. 고려 역시 마찬가지로 산과 강을 경계로 하는 친원파 귀족들의 토지소유가 문제였습니다. 조선말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았고,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 민중들에게도 토지를 갖게 해준 해방 후 대한민국도 현재 부동산의 편재로 인해 크나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지역단위로 조직화된 소상공인의 힘으로 임대료를 조율해보는 경험은 어쩌면 거대한 역사발전의 시작이 아닐까하는 소망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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