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e column>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이태희 /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 추진 방향

편집국 기자 / 기사승인 : 2020-12-29 07:02:59
  • -
  • +
  • 인쇄
- 코로나 19로 오프라인 상권 전반적인 위기
- 지역관리 정책 도입으로 상권활성화 방안 모색해야

[소상공인뉴스=편집국]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오프라인 상권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 위기가 시작되기 이전에도 온라인 상권은 가격경쟁력, 편의성, 품목의 다양성 등을 무기로 오프라인 상권을 상당 부분 잠식해 나가고 있었다. 코로나19는 여기에 더해 오프라인 시장 소비자의 ‘안전’까지 위협하며 온라인으로의 변화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오프라인 상권의 위기
오프라인 상권의 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점포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거리의 수많은 중소 매장은 물론, 최근 미국의 니만마커스, 영국의 데버넘스, 독일의 갈레리아 카우프호프 같은 오랜 역사를 가진 대형 백화점 또한 폐업을 신청하였다. 필자는 인류가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코로나19 위기를 머지않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해 나가는 메가트렌드는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져 버린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소비를 더욱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피할 수 없는 변화라면, 다수 중소 상공인들이 종사하는 오프라인 상권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특히 쇠퇴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도시재생 정책에서는 이러한 변화와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도시 재생 사업의 효과 점검해야
국내 도시재생 사업은 2013년 특별법이 제정되고 난 후 본격적으로 추진되다가 현 정부 들어서 국정과제로 채택되며 ‘도시재생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대폭 확대 시행되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은 쇠퇴한 구도심을 활성화하거나, 정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하지만 ‘벽화만 그리다 끝난다’거나 ‘망한 청년몰 주변에 또 청년몰’ 같은 비판에서 볼 수 있듯 지금까지의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지 않다.

상권 활성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심시가지형 재생사업의 경우 가로환경 개선, 안심상가 및 청년 창업공간 조성, 기타 시장환경 개선 등에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나, 목표로 한 상권 활성화 효과는 미미한 경우가 많다. 도시재생 사업이 시행된지 7년차가 되는 이 시점에서, 지금까지의 도시재생 사업 방식의 효과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도시재생 사업과 종종 연계해서 시행되는, 전통시장 활성화에 보다 포커스를 맞춰 시행 중인 각종 상권 활성화 사업 또한 앞에서 말한 메가트랜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유효한 방식인지에 대한 고찰 또한 필요하다.
안심 상가나 청년 창업공간 조성 같은 ‘착하기만 한’, 하지만 상권 활성화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고 젠트리피케이션 완화 효과는 거의 없는 접근 방식은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 캐노피 건설, 가로경관 개선, 공영주차장 건설 같은 ‘익숙한, 하지만 특색 없는’ 방식의 시장환경 개선사업 또한 사업의 효과성과 효율성, 중장기적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구도심 상권 활성화와 관련된 도시재생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문화 특구 조성으로 구도심 장소성 극대화
첫째, 우리는 도시재생 사업전략을 수립하면서 ‘왜 이 도시의 구도심 상권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현실적인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배송되는 온라인 상점, 새롭게 만들어진 깨끗한 신도시 상권, 미세먼지 걱정 없이 편리하게 주차해서 쇼핑할 수 있는 도시 외곽의 대형 몰과 비교했을 때 구도심 상권이 가진 강점과 기회 요인은 무엇일까? 도시마다 상당한 편차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장소성(placeness)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구도심에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오래된 건물이나 광장, 문화재, 스토리 같은 유·무형의 역사문화자산이 존재한다. 이러한 역사문화자산은 ‘시간의 켜’가 쌓이지 않으면 만들어 질 수 없는 자산이다. 예산이 투입될 때만 잠깐 반짝하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구도심의 장소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전략으로는 문화 특구(cultural quarter) 조성사업을 꼽을 수 있다. 문화특구란 문화를 활용한 도시재생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다. 이는 ① 특정 구역을 ‘문화’로 특화된 곳으로 지정하고, ② 축제, 이벤트, 예술 전시, 유흥 등 각종 문화 활동을 집중시키며, ③ 매력적이고 특색있는 가로나 광장, 건축 같은 물리적 환경을 조성함을 통해 문화에 특화된 특별 구역을 조성하는 ‘장소 만들기’(place making) 사업이다.

성공적인 문화특구 조성사업의 예로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템플바(Temple Bar)’, 영국 벨페스트의 ‘카테드럴 쿼터(Catedral Quarter)’, ‘맨체스터의 노던 쿼터(Northern Quarter)’ 등을 꼽을 수 있다. 도시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특구는 방문객을 끌어드리는 ‘앵커’로서 기능하며 해당 상권 활성화를 넘어 도시 전체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 이러한 문화특구 조성 전략은 수원, 군산, 목포, 부산 등 역사문화 자원이 풍부한 도시의 원도심에 적용한다면 특히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오프라인 상권의 전체의 경쟁력 고민해야
둘째, 리테일 시장이 온라인 vs 오프라인 구도로 재편되고 있음과, 대형마트나 대형몰도 경우에 따라 주변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오프라인 상권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의 한정된 파이를 일부 유통 대기업이 독식해 나가는 문제가 대두되며 대형마트와 대형몰의 출점이나 영업시간 등에 대한 다양한 규제가 도입되었다.

하지만,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대형마트를 포함한 오프라인 상권 전체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또한, 규제의 효과성에 대한 검증은 충분하지 않았고,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오프라인 파이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형마트(또는 대형몰)와 지역 소상공인들이 단순히 한정된 파이를 뺏고 뺏기는 관계로 보기보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함께 힘을 합쳐 파이를 키워나가는 방안을 고안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성공적인 중심시가지 재생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영국 리버풀시의 한복판에는 저이용되고 있던 170,000m²의 토지를 전면 재개발해서 2008년에 개장한 Liverpool One이라는 대형 복합 쇼핑몰이 위치하고 있다(총 연면적 234,000m2). 이 몰은 주변 지역 상권을 침체시켰다는 비판이 아닌, 도시의 운명을 바꿨다는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몰이 도심 쇼핑객들을 빨대처럼 내부로 빨아드리는 것이 아닌, 도심 전체와 몰이 함께 발전할 수 있기 위해서 이 몰은 도시의 가로 맥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갈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조성하였다.

즉, 사람들이 도심 가로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쇼핑몰로 연결되고, 쇼핑몰의 메인 가로를 계속 걷다 보면 다시 자연스럽게 역사문화자원이 집중적으로 조성되어 있는 항구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도심 내 섬처럼 존재하는 쇼핑몰이라기보다는 도시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처럼 느껴질 수 있게 조성한 것이다. 과거 이 몰이 완성되기 전에는 리버풀 리테일 상권의 경쟁력이 낮아 많은 시민이 이웃 맨체스터에서 쇼핑했다. 즉, 상당한 부의 역외 유출이 있었다. 반면, 이 몰이 완성된 후에는 시민들은 가까운 도심에서 만족스러운 쇼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이 쇼핑몰은 리버풀 시민뿐 아니라 많은 외지인들을 리버풀 시내로 끌어들였다. 이 쇼핑몰은 과거 해양수도이자 비틀즈의 고향인 리버풀 도심에 존재하는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는데, 2008년 Liverpool One이 개장한 후 도시 방문객은 2배 가량 상승하였다(연 30만→60만명). 또한, 현재 이 쇼핑몰 하나가 리버풀 전체 총 생산액의 1.2%를 차지하고 있는 등 리버풀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도심 전체가 하나의 쇼핑몰이라고 생각한다면, Liverpool One은 사람들을 집객시키는 핵심 ‘앵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리버풀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노력하기에 따라 도심의 대형 쇼핑몰과 주변의 오프라인 상권이 상호 경합하고 경쟁적 관계보다는 함께 파이를 키워나가는 공생적 관계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존재하는 대형마트와 복합몰 규제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제도의 효과성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만일 일부 규제가 지역상권에 기여하는 효과가 낮거나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 그래서 승자가 없는 lose-lose 상황이라면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대형마트 일요일 영업 규제를 없애는 대신, 일요일 영업으로 발생하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활용해서 지역상권 발전 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또한, 특정 날짜나 시간에 해당 마트의 주차장 일부를 공유한다거나, 마트 입구에 지역상권 안내도를 부착하여 마트 방문객들이 주변 지역 상권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승자 없는 lose-lose 게임이 아닌,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상권 활성화 정책과 신기술 접목해야
셋째,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재 국토부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물리적 환경개선’을 넘어, 타 부처에서 실시되고 있는 다양한 상권 활성화 정책과 새로운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예로는 중기부에서 주관하는 전통시장 활성화,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온누리상품권 및 모바일 제로페이 관련 정책과 지자체가 주관하는 상권활성화 관련 사업이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 유동인구와 소비패턴 같은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필요시 소비자 설문 조사 등을 병행하여 상권 활성화 전략 수립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플랫폼 사업자와 적극적으로 연계·협력하고 기 구축된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도 사업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유도하고, 이를 활용하여 마케팅과 서비스 개선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관리 정책 도입으로 상권활성화 나서
마지막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 방식의 상인회 주도의 상권활성화 노력도 필요하다. 상인회 주도 상권활성화 활동의 성공 모델로는 일본의 에리어 매니지먼트(Area Management, AM)나 미국과 영국의 상권활성화구역(Business Improvement District, BID)을 꼽을 수 있다. 이중 일본의 AM 모델을 자세히 살펴보면, AM은 특정 상권과 관련되는 상가소유자, 세입자, 지역주민 및 NPO 등의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조직을 결성하고, 지자체, 관련 공공기관 등과의 연계·협력을 통해 지역관리와 상권 발전을 위한 노력을 추진해 나가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삿포로시 구도심인 오오도오리 지구는 AM을 통한 상권활성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좋은 사례이다6) 오오도오리 지구는 1972년 삿포로 올림픽이 개최될 당시 건물과 인프라가 집중적으로 공급되었는데, 40년 가량의 시간이 흐르며 노후화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또한, 교외에 대형 리테일 상점이 들어서면서 소비자 이탈이 발생하고 있었던 반면, 건물 리모델링 등의 재투자는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더해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까지 겹치며 구도심 상권의 침체는 가속화되고 있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태희 (2018) ‘도시재생 사업의 지속가능 전략에 대한 연구’ 수원시정연구원 참조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09년 9월 상권 내 6개 상점가 상인회가 중심이 되고 삿포로시 등 관련 기관들도 공동으로 출자하여 ‘삿포로 오오도오리 마치즈쿠리 주식회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AM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 회사는 2011년 전국 최초로 ‘도시재생정비추진법인’으로 공식 지정되며 민관협력사업을 보다 활발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자체적인 수익사업을 통해 자주 재원을 확보하고, 이 재원을 조직 운영과 상권활성화 사업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요 수익사업으로 도시재생추진법인으로서 도로점용허가 특례를 받아 유휴 도로 공간에 테라스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지하 가로 출입구 등에 광고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 건물 시설관리사업(엘리베이터 보수, 쓰레기 관리 등), 유휴공간을 활용한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사업, 지역 공통주차권 사업 등도 진행 중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지역 공통주차권 사업은 주차장 인프라가 부족한 구도심 상권 활성화에 좋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 사업의 가맹 상점들은 지역 내 모든 가맹 주차장에서 활용 가능한 공통주차권을 발급하고 있다. 이용 금액별로 주차권을 발급하며, 출차 시 주차권을 모아 한꺼번에 결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권 내에서 더 많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함과 동시에, 한정된 기성시가지 내 주차장 인프라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상 필자가 생각하는 상권 활성화와 관련된 도시재생의 정책 방향설정에 참고했으면 하는 4가지 사항을 정리해 보았다. 다양한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 도시 쇠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도시를 재생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더해 리테일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넘어가는 메가트랜드 속에서, 구도심 상권 활성화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도시를 재생시키고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노력해야 할 많은 중요한 이유들이 존재한다.

도시가 슬럼화되면 발생할 수 있는 범죄, 사회적 배제 등의 사회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많은 중소 상공인들의 소중한 경제적 터전을 지켜야 하는 것은 그중 일부다. 앞으로 더 많은 논의와 정책 실험, 그리고 정책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 글이 도시와 상권을 살리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데 작은

 

[저작권자ⓒ SS소상공인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News

+

Life

+

PHOTO NEWS